[대중문화 파워리더] 이진석 JS픽쳐스 대표
`사전제작제`등 제작환경 개선 드라마 잇단 히트`미다스의 손`
JS픽쳐스의 이진석 대표는 현장 PD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제작자로 꼽힌다.
지난 1982년부터 97년까지 15년간 MBC 드라마국에 몸담으면서 `우리들의 천국` `사랑을 그대 품안에` `별은 내 가슴에` 등의 히트작을 양산한 스타PD답게 현장 PD들의 마음과 애로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해준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현장을 잘 아는 만큼 오히려 이래라 저래라 관여하거나 후배 PD들을 누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 “좋은 연출자는 욕심을 부리는 게 당연하다”며 “제작자는 연출자의 의지를 예산에 맞게 잘 조율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연출자를 배려하는 이 대표의 성향이 작품에 반영된 까닭에 JS픽쳐스의 작품은 항상 `웰메이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피아노` `내사랑 팥쥐`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황금사과` 등 JS픽쳐스의 작품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거나 졸작이란 악평을 들은 작품이 없다. 이 대표의 사무실에는 연출로 수상한 상패 못지않게 제작자로 받은 상패도 많다.
이 대표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바로 사전제작제다. 촬영 직전까지 `쪽대본`을 기다려야 하는 지금의 제작환경에선 작품의 완성도, 좋은 연기 등 어느 것도 확보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좋은 대본이 먼저 나와 있는 상태라야 연기자들도 자신의 캐릭터를 분명히 할 수 있고 연출자도 연출의 호흡을 분명히 할 수 있다.
또한 사전제작제는 방송제작 현실의 여러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견해다. 대본만 좋다면 경쟁력 있는, 많은 신인작가의 데뷔가 가능하고 오디션이 가능해져 재능과 끼를 갖춘 신인배우들을 많이 등용할 수 있어 스타파워에만 의존하는 등의 각종 폐해를 줄이고 좋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드라마의 대작화`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예산을 결정하는 것은 드라마의 소재가 돼야지, 누가 나오고 어디서 제작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작은데 제작비만 많이 투입하는 탓에 과다 PPL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한류 열풍에 관해서도 소신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서 불고 있는 `한류 냉각론`에 대해 “식기보다는 오히려 세계적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룰이 있어야 하고 개인이나 회사의 가치보다는 전체적인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좋은 드라마의 조건을 `시청자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고 인간의 사랑이 담겨 있는 것`으로 꼽았다.
JS픽쳐스는 내년 MBC 새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를 시작으로 총 5~6편가량을 제작할 계획이다. 여름 이후 방송될 것으로 보이는 만화가 허영만 원작의 `식객`은 이 대표가 2006년 JS픽쳐스의 대표작으로 꼽는 작품이다.
2005년 12월 15일(목) [헤럴드경제]